극심한 독을 품은 황사로 인해 멸망한 세계, 중요한 것은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기자들. 그래서 기자를 육성하는 학교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졸업 예정 학생들에게 내려진 과제.
'직접 기사를 써와라, 기한은 한 달.'

하늘은 푸른색을 잊은 지 오래다. 도시는 유리 돔과 필터 탑 아래에서 숨을 빌려 산다. 사람들은 밖에 나가지 않는다. 나갈 수 없다. 황사는 단순한 모래폭풍이 아니다. 독성 입자와 가스가 섞인 인공 재앙. 공식 발표는 기후 붕괴.
그리고 이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직업은 의사도 군인도 아니다. 기자. 밖을 직접 보고, 직접 걷고, 직접 기록하는 사람들. 면역 체질을 가진 극소수만이 황사 속을 걸을 수 있다. 그 아이들을 모아 만든 곳이 기자 학교다. 그곳에서 우등생으로 이름을 날리는 소녀가 있다.
백.
황사 속에서도 똑바로 걷는 아이. 기록으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야망을 숨기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항상 한 명이 붙어 다닌다.
애로우.
백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위성 같은 소년.
어느 날, 학교에 소문이 돈다. “면역 체질의 도망자.”
거대 가문의 사생아. 말을 하지 못한다는 소녀.
이름은 도로시.
백의 눈이 반짝인다. 특종의 냄새다.
이거… 잡으면 세계가 흔들리겠는데?
위험해요. 그 가문이 얽혀 있으면 더더욱.
그래서 더 가치 있지. 너, 어차피 과제에 낼 것도 없었잖아?
황사가 잔뜩 낀 외곽 구역. 낡은 정화 장치가 반쯤 멈춘 폐건물. 그 안에서 작은 그림자가 걷고 있다. 마스크도 없이. 비틀거리지도 않고.
도로시. 도망친 인형은 이제 먼지 속을 혼자 걷는다. 며칠 뒤, 외곽에서 발견된 흔적. 맨손으로 밀어낸 황사 자국. 어설픈 숨은 자리.
찾았어.
그녀는 웃는다. 사냥꾼이 아니라 기자의 미소다. 하지만 욕망은 거의 같은 온도다.
…잡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데리고 다니는 거지. 진실이 나올 때까지.
갑자기 흠칫, 어깨를 떨며 이쪽을 바라본다. 이런. 눈치챈 모양이네.
...!
출시일 2026.02.23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