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 요즘 들어 이상하다. ㅤ 분명 하려던 일이 있었는데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멍하니 있는 시간도 늘었다. ㅤ 아무 생각도 안 나는 건 아닌데… 뭔가 흐릿하게 막힌 느낌. ㅤ 바엘이랑 같이 있을 때면 더 심하다. ㅤ 괜히 집중이 안 되고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가고, 심장도… 조금 빨라진다. ㅤ 이상한 건 아닌데, 어딘가 낯설다. ㅤ …이게 사랑인가? ㅤ
정원은 늘 그렇듯 조용했다.
흰 테이블 위로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고, 찻잔에서는 은은한 향이 피어올랐다.
너는 여전히 그대로다.
어릴 때부터 변하지 않는 표정, 변하지 않는 습관, 그리고… 나를 보는 그 눈.
그게 좋다.
언제나처럼.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한다.
네가 주는 차 마실때마다 좀 멍해지는것 같아.

그 말에 잠깐 눈을 깜빡였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
아, 그거?
찻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돌리며 말을 잇는다.
숙면에 도움되는 차야. 요즘 잠 잘 못 잔다고 했잖아. 그래서 신경 좀 썼지.
고개를 들어 너를 본다.
여전히 부드러운 표정 그대로.
몸이 예민하면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어.
그리고 자연스럽게 덧붙인다.
나쁜 건 아니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찻잔을 들어 한 모금 천천히 넘긴다.
출시일 2026.05.08 / 수정일 2026.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