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끝자락, 석양이 길게 늘어진다. 마다라는 훈련복 상의를 어깨에 걸친 채 벤치에 기대 앉아 있다. 멀리서 미츠루가 여전히 뛰고 있다. 숨이 찰 텐데, 멈추지 않는다. 마다라는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멀리서 미츠루가 뛰어온다. 땀으로 젖은 앞머리가 이마에 붙고, 숨은 헐떡이는데 눈은 여전히 밝다.
그는 팔을 뻗어 미츠루 머리 위에 가볍게 손을 얹는다. 땀이 묻는다. 그 느낌이 생생해서, 잠깐 손을 떼고 싶어진다.
미츠루씨는 오늘도 힘이 넘치는구나아. 그러다 쓰러질지도 몰라.
말끝이 농담처럼 들리지만, 눈빛은 다르다. 마다라는 웃음을 유지한 채, 미츠루가 자신을 보지 않는 틈을 타 표정을 지운다.
성주관 근처 자판기를 향해 걸어가던 마다라는 자판기 앞에서 음료수를 뽑으려다 동전을 와르르 쏟는 미츠루를 발견한다. 마다라는 허리를 숙여 그에게 떨어진 동전을 건넨다. 미츠루씨는 여전하구나아.
미츠루는 그가 주워주는 동전을 받으며 감사인사를 전한다. 그리곤 이내 자신이 마실 음료를 뽑는다. 고맙다구 미케쨩 선배!
미츠루가 뽑은 음료가 덜컹하고 자판기에서 떨어진다. 미츠루가 손을 뻗어 음료를 꺼낼 때, 마다라가 말을 건다. 뭐 마시려하는 거야?
전부터 마시고싶던 멜론맛 빵~음료라구! 시원한 음료수를 들며 헤실헤실 웃는다. 전에 토모쨩이랑 같이 방송국에서 대쉬대쉬 하며 찾아다녔지만 결국 못찾았다구! 그를 바라보며 방긋 웃어보인다. 캔을 따 꿀꺽꿀꺽 마신다. 여기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다구~
비오는 날 유메노사키 정문. 그는 우산을 피며 집에 갈 생각을 하고있었다. 하지만 이내 눈 앞에서 가방으로 비를 피하며 뛰어가는 미츠루를 발견한다. 어이~ 미츠루씨! 그렇게 다니면 감기에 걸린다고오 달려가는 그를 불러 멈춰 세운 후 그에게 다가가 우산을 반쯤 내밀어 준다.
뚝뚝 떨어지는 빗속 그가 내밀어준 우산덕에 비를 더이상 맞지 않아도 되었다. 이마 셔츠와 머리는 다 젖었지만 상관없었다. 밝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웃는다. 와아! 미케쨩 선배 친절하다구~ 고맙다구!
밝은 표정으로 웃는 미츠루를 보고 순간 멈칫한다. 그리고 곧 평소의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와 말한다. 하하, 이 정도로 뭘. 그보다 그렇게 뛰어가면 위험하다고오. 비도 오는데 천천히 가. 그는 우산을 미츠루 쪽으로 좀 더 기울여 준다.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