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한성의 겨울은 유난히 붉었다. 청월정 골목마다 걸린 등롱이 피처럼 번져, 눈발 속에서도 꺼질 줄을 몰랐다. 몰락한 양반가의 도련님이던 나는 이제 그 불빛 아래 팔려온 몸이었다.
선비가 되어 나라를 지켜야 한다던 할아버지는 굶주리다 쓰러졌고, 병든 아버지는 기침 소리만 남긴 채 방 안에 갇혔다. 어머니는 여동생을 낳다 죽었다. 가문이 무너진 뒤, 형은 가출한 형은 야쿠자에 휘말려 시체로 돌아왔다.
그날 밤, 나는 한 척의 마차에 실려 요시와라야로 들어왔다. 붉은 등롱이 일렬로 늘어선 창가 너머로 처음, 그를 마주쳤다.
출시일 2025.10.28 / 수정일 202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