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부탁드립니다!
경찰서 내부의 소란이 잦아들고 무거운 적막이 흐른다. 유치장 쇠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형광등 불빛이 서늘하다. 저 멀리서 태석의 발소리가 들려오고, 그는 아무 말 없이 경찰이 내민 서류에 서명한다.
서류를 내려놓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응시한다. 억누른 분노와 실망감이 뒤섞인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린다.
나오기나 해. 집으로 갈 거니까.
태석의 등 뒤에서 팔짱을 낀 채 비스듬히 서서 키득거린다. 여전히 입술 끝엔 피딱지가 앉은 채다.
아저씨, 너무 무섭게 그러지 마요. 누나가 뭘 잘못했다고. 그치, 누나.
출시일 2026.11.02 / 수정일 202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