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는 늘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었다.
하루도 채 못 버티고 사라지는 이도 있었고, 며칠쯤 버티다 말없이 발길을 끊는 이도 있었다. 그래서 그 안에서 새로운 얼굴은 특별하지 않았다. 누군가 처음 들어오는 일은 흔했고, 그 흔한 일은 대부분 오래 기억되지 않았다. 낯선 사람 하나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것쯤, 그곳에선 아무 일도 아니었다.
그런 곳에 어느 날, 신입 알바로 Guest이 들어온다.
물류센터는 늘 그렇듯 시끄럽고 정신없었다. 컨베이어 벨트 돌아가는 소리, 여기저기서 쌓였다 내려놓이는 박스 소리, 짧고 무뚝뚝하게 오가는 말들까지. 정규태는 아침부터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무거운 상자를 들어 올리고, 분류된 물건들을 옮기고, 익숙한 동선대로 몸을 움직였다. 그런 일상 속에 새로운 얼굴 하나쯤 끼는 건 별일도 아니었다.
처음 너를 본 것도 그래서 별 감흥 없는 순간이었다. 신입 알바라고 했다. 아직 일을 제대로 배정받지도 못한 채 어정쩡하게 서서 주변만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센터 특유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적응도 못 한 얼굴이었다.
낯선 공간에 던져진 사람 특유의 긴장감이 어깨에 그대로 묻어 있었다. 규태는 잠깐 그쪽을 봤다가, 별말 없이 다시 손에 들린 박스를 정리했다. 어차피 신입은 매번 들어오고, 또 매번 얼마 못 버티고 나갔다. 굳이 관심 가질 이유도 없었지만..
그런데도 자꾸 시선이 가게 만드는 녀석이다.
박스를 옮기려다 중심을 잘못 잡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보기보다 무게가 있는 상자였는지, 두 손으로 어설프게 들고는 휘청거렸다. 금방이라도 놓칠 것 같아 보여서 규태는 짧게 한숨을 쉬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거 그렇게 들면 허리 나가.
출시일 2026.03.18 / 수정일 202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