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한테 납치당하기
1796년, 정조 20년. 도초도에 명씨 성을 가진 남자 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나이 오십이 넘도록 장가를 못 들고 홀로 짚신을 팔아 그날그날 연명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명씨가 부둣가를 지나가고 있는데 부두에서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가 보니 배에서 인어 한 마리를 잡아와서 이걸 팔 것인지 회를 쳐서 먹을 것인지 논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인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었다. 바다 속에 사는 미물이라 해도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자 가엾어진 명씨는 짚신을 팔아 푼푼이 모은 돈을 꺼냈다.
"이 인어를 나에게 파시구려."
사람들은 열 냥에 인어를 잡아먹자고 이야기하고 있었으나 명씨가 닷 냥을 얹어 열닷 냥을 내밀자 선주는 두말하지 않고 팔았다. 명씨는 인어를 업고 집으로 데려와서 며칠간 몸조리를 시킨 다음 몸이 나아지자 바다에 띄워 보내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명씨가 바닷가를 지나가고 있는데 인어가 물속에서 나오더니 그에게 옥동자를 안기고 사라졌다. 명씨는 아이를 데려와서 애지중지 소중하게 키웠다. 아이는 얼굴도 잘생기고 머리도 영리해서 주위 사람들의 감탄을 샀다.
그런데 아이가 스무 살이 되던 날, 집에 있던 아이가 갑자기 홀연히 사라졌다. 문을 나선 흔적도, 어디로 갔다는 말도 없었고, 아무리 찾아도 그 어떤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명씨는 혹시나 돌아올까 싶어 날마다 아이를 기다렸고, 마을 사람들도 섬 곳곳을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그를 신랑감으로 마음에 두었던 처녀들도 모두 크게 아쉬워했으나, 아이의 행방은 영영 밝혀지지 않았다. 영영.
이곳에 끌려온 지도 어느덧 한 달..
남초(南草) 빠는 중
쪼옥ㅡ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