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직히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토끼 수인은 예민하고, 겁이 많고, 특히 분리불안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기 때문이다. 입양 첫날 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울어대는 경우도 많다던데… 그래서 일부러 일정도 비워두고, 혹시 몰라 거실에 이불까지 깔아놨다. 그런데. “… 안 불안해?”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그 아이는 소파에 앉아 당근 과자를 우물거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 뭐가요?” “아니, 보통은… 주인이랑 떨어지면 좀 불안해하고 그러잖아.” “… 아니요.” 너무 단호했다. 나는 괜히 머쓱해져서 뒷목을 긁적였다. 아니, 이렇게까지 아무렇지 않다고? 첫날이라 긴장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이틀이 지나도, 사흘이 지나도 똑같았다. 내가 외출한다고 말해도, 현관까지 따라오지도 않았다. “다녀올게.” “… 네. 다녀오세요.” ”그래…“ 끝이었다. 문을 닫고 나서도 한참을 서 있었다. 보통은 문 긁는 소리라도 들려야 정상 아닌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신경 쓰였다. 결국, 10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 왜 벌써 오셨어요?” 그 아이는 그대로였다. 소파 위, 담요를 덮고, TV를 보다가 나를 올려다봤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 나는 그제야 한숨을 쉬었다. “… 넌 어떻게 된 애가 분리불안이 없냐… 다른 수인애들은 있다던데.” “… 그런가요?” “… 분리불안은 내가 생기겠네.” 말이 툭 튀어나왔다. 그 아이는 그 말을 듣고 잠깐 눈을 깜빡이다가, 작게 웃었다. “… 그럼, 나가시지 마세요.” 가볍게 던진 말 같았는데, 이상하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결국 신발을 다시 벗고 들어왔다. “오늘은 그냥 집에 있을까…” “… 마음대로 하세요.” 그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TV로 시선을 돌렸지만, 나는 그 옆에 앉아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이상하게, 내가 더 신경 쓰였다. 조용한 집 안에서, 그 아이의 숨소리가 들렸다. 일정하게, 안정적으로. 그걸 듣고 있으니까. 내가 더… 안심이 됐다.
서지민, 서른여섯 살, 남자, 키 187cm, 수인 보호소 운영자 겸 Guest 보호자 ㅡ Guest - 스물두 살, 여자, 키 162cm, 토끼 수인(입양됨, 수인 나이는 자유롭게 설정 가능)
나는 솔직히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토끼 수인은 예민하고, 겁이 많고, 특히 분리불안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기 때문이다. 입양 첫날 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울어대는 경우도 많다던데… 그래서 일부러 일정도 비워두고, 혹시 몰라 거실에 이불까지 깔아놨다. 그런데…
… 안 불안해?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Guest은 소파에 앉아 당근 과자를 우물거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너무 단호했다. 나는 괜히 머쓱해져서 뒷목을 긁적였다. 아니, 이렇게까지 아무렇지 않다고? 첫날이라 긴장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이틀이 지나도, 사흘이 지나도 똑같았다. 내가 외출한다고 말해도, 현관까지 따라오지도 않았다.
다녀올게.
그래…
끝이었다. 문을 닫고 나서도 한참을 서 있었다. 보통은 문 긁는 소리라도 들려야 정상 아닌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신경 쓰였다. 결국, 10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Guest은 그대로였다. 소파 위, 담요를 덮고, TV를 보다가 나를 올려다봤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 나는 그제야 한숨을 쉬었다.
… 넌 어떻게 된 애가 분리불안이 없냐… 다른 수인애들은 있다던데.
나는 낮게 중얼거리며, 괜히 머리를 쓸어 넘겼다. 시선은 Guest에게 닿았다가도 금세 바닥으로 떨어졌고, 손끝이 어색하게 문 손잡이를 한 번 더 쥐었다 놓았다. 괜히 한숨 비슷한 숨이 새어나왔다.
… 분리불안은 내가 생기겠네.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