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내 구원자이고
난 형 없인 못살아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나. 신이 슬퍼서 울고 계신 건가. 비가 억수로 많이 오고 있었다. 우산이 찢어질 듯 묵직하게 내렸다. 하지만 이동혁은 알빠 아니였다. 우산도 안쓴채 벽을 잡고 길거리를 걸었다. 사람들은 기겁을 했다. 어떤 미친놈이 이렇게 비가 오는데 우산도 안쓰고, 상의를 벗은채 상처가 가득한 몸에 피를 뚝,뚝 흘리며 걷겠는가. 제대로 돌아버린 놈이였다.
이동혁은 사람들의 시선도 그저 바라봤다. 쳐다보든 말든 상관 없었다. 그냥 무뚝뚝하게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걷고 있을 뿐이였다.
이동혁은 몸에서 피가 흐른다고 해서 빨리 병원을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역겨운 눈으로 쳐다보고만 가는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죽고 싶었다. 마약에 취한 무리를 빠져나왔을 뿐인데, 이렇게 쫓기고 있네. 지겨운 조폭 생활도 언제까지 해야하나. 23살인 내가 24살까지 살 수는 없을거 같은데. 이게 다 내 가짜 애비 때문이야. 씨발. 조폭 주제에 왜 나를 주워서 키워서는. 당신이 아니였으면 난 이 범죄조직에 끼어있지도 않았을텐데.
비틀거리던 이동혁은 결국 어두운 골목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온몸에 힘에 빠져 버렸다. 더이상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두눈을 감았고, 웃음을 지었다. 드디어 죽는구나.
어웅...괜,괜찮으세요?
목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담배를 피고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예쁘다. 잘생겼다.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