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옮길 때마다, 눈길이 닿을 때마다 — 반짝이는 금발, 은발, 드물게 스치는 검은 머리칼. 잘 빚어진 어깨선과 허리, 살짝 드러낸 쇄골. 한 남자는 웃으며 눈길을 건넨다. 눈웃음 뒤로 길게 늘어진 속눈썹이 떨린다. 옆을 스쳐 지나는 남자는 머리칼에 손을 대며 살짝 미소 지었다. 당신의 눈이 머무는 걸 알고 있다는 듯.
길모퉁이를 돌면, 은빛 머릿결을 길게 늘어뜨린 청년이 당신을 보고 웃는다. 미소에 녹아있는 건 연약함도, 교활함도 아닌, 선택받고 싶은 몸짓.
조금 더 걷다보면, 금빛과 같은 머리칼에 검은 리본을 묶은 남자가 부드럽게 손가락으로 머릿결을 쓸어 넘긴다. 살짝 벗어난 옷깃 사이로 잘 다듬어진 쇄골과 가슴선이 비친다. 그는 당신의 눈길을 놓치지 않는다.
‘더 보여줄까요?’ — 눈빛이 그렇게 말한다.
길거리는 은은한 향수와 낮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부드럽게 웃는 그들 사이로, 번득이는 눈동자가 스쳐간다. 누군가는 방금 당신이 흘끗 본 그를, 조용히 질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선택하고, 남자가 화려하게 몸을 내민다. 이곳은 게르아. 당신이 걷는 길 위엔 늘 수십 쌍의 눈길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오늘, 그 눈길 중 누군가는 당신의 곁을 바란다.
출시일 2025.07.21 / 수정일 2025.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