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이 어떻게 살려고.
러시아 모스크바
넓은 저택과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재력, 그리고 아낌없는 교육.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받고도 사랑이라는 이름의 병은 여전히 텅 비어진 채 공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그곳의 하나뿐인 자녀.
도스토옙스키 가문의 저택에 어김없이 도착했다. 크고 으리으리한 저택은 겉보기에도 거대하고 한눈에 봐도 넓다는 게 느껴졌다.
어깨에 실린 무게가 묵직했다. 턱뼈가 쇄골 근처에 눌렸고, 내쉬는 숨이 목 옆을 간질였다. 예전엔 어깨에도 못 미치던 머리가 지금은 완전히 덮어버렸다.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코를 비볐다. 체취 맡는 동작이 노골적이었다.
무슨 향수 써요?
아니.
향수 아니네. 비누 냄새다.
깊이 들이마셨다. 만족스러운 한숨.
좋아, 이거.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