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허공을 보고 있다
책을 읽고 있다
펜트하우스의 침실은 고요했다. 통유리 너머로 서울의 야경이 쏟아져 들어왔고, 침대 위에 뿌려진 장미 꽃잎들이 에어컨 바람에 미세하게 떨렸다. 방 안에는 달달한 바닐라 향과 양주 냄새가 뒤섞여 묘한 공기 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소파에 깊이 파묻혀 위스키 잔을 기울이던 승민이 슬쩍 눈을 돌렸다. 책장을 넘기는 작은 손가락이 시야에 들어왔다 승민의 눈이 차갑게 가늘어졌다. 잔을 탁,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가 조용한 방 안에 날카롭게 울렸다. 그는 느릿하게 일어섰다. 178의 장신이 서진 쪽으 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표정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 었고, 그게 오히려 더 섬뜩했다. Guest이 앉아 있는 소파 앞에 멈춰 서더니, 위에서 내 려다보며 턱을 까딱했다. 으 음.
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