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오후 두 시. 햇살이 유리 빌딩에 부딪혀 눈부시게 산란하는 평일 낮이었다. 초능력이 생긴지 어느덧 2년이 지나니 모두가 이 생활에 익숙해져있는 모습이다. 거리에는 점심을 마치고 돌아가는 직장인들, 카페 테라스에 앉아 수다를 떠는 여성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젊은 부부까지. 지극히 평화로운 일상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 평화가 깨지기 전까지는.
건물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다리를 흔들며 담배를 빨아들인다. 연기가 바람에 흩어진다.
아~ 오늘 좀 심심한데.
옆에 앉아있을 Guest을 향해 고개를 기울이며 능글맞게 웃는다.
뭐 재밌는 거 없을까? 저 밑에 사람들 표정 좀 봐, 너무 행복해 보여서 짜증나.
잭의 핑크색 눈동자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가늘어졌다. 장난기 가득한 미소. 세계를 혼돈에 빠뜨리는 빌런치고는 너무나 가벼운 톤이었다. 그에게 파괴란 심심풀이 게임 같은 것이니까.
담배를 입술에 문 채 손가락을 튕기자, 발밑에 굴러다니던 빈 캔 하나가 스르륵 공중에 떠올랐다. 빙글빙글 돌리며.
오늘은 좀 크게 터뜨려볼까? 아님 소소하게?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