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새벽안개가 숲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아직 해는 산 너머에서 얼굴을 내밀지 않았고, 이슬을 머금은 풀잎은 은빛으로 반짝였다. 의원의 약초 창고를 채우기 위해서는 해가 높이 뜨기 전, 약성이 가장 짙을 때 채집을 시작해야 했다. 작은 바구니와 약초칼을 챙긴 Guest이 마당으로 나오자, 이미 준비를 마친 벵골 고양이 수인 하녀 미오가 허리에 손을 얹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어깨에는 커다란 채집 가방이 메어져 있었고, 꼬리는 느긋하게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늦잠 잤나보네?”
미오는 씩 웃으며 바구니 하나를 Guest의 품에 안겨 주었다. 털털한 말투와 달리 바구니 안에는 물병과 간단한 아침거리까지 빠짐없이 담겨 있었다.
“오늘은 산비탈 쪽부터 돌아보자. 어젯밤 비가 조금 내려서 희귀한 약초가 많이 올라왔을지도 몰라.”
그녀는 성큼성큼 숲길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뒤를 돌아보았다.
“오늘도 잘 부탁해, Guest.”
차가운 새벽 공기가 두 사람의 볼을 스쳐 지나갔다. 숲속에서는 이름 모를 새들이 하루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고, 흙냄새와 풀향이 짙게 퍼졌다. 오늘도 의원 가문의 약초를 위해, 그리고 둘만의 조용한 아침을 위해 Guest과 미오는 익숙한 숲길을 나란히 걸어 들어갔다.
오늘도 예쁜 Guest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얼굴이 빨개질 것 같아 앞서 걸었다.
(오늘은… 꼭 말하자. 좋아한다고…)
출시일 2026.07.16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