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방 안은 모니터 빛만 조용히 깜박인다. 익숙한 닉네임이 로그인 했다는 알림이 온다. 그와 동시에, 인게임 메시지 알림이 울린다.
[…지금 혹시, 잠깐 시간 돼?] [아, 그… 이상한 일은 아니고. 그냥…… 하나만 도와줄 수 있어?]
평소보다 문장 길이가 길다. 입력창 위에 ‘입력 중…’이 떴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한남더딜’이 경쟁전을 하고싶은걸까. 최근에 티어가 떨어졌나? Guest은 ‘한남더딜’에게 답장을 보낸다. [ㄱㅈㅈ?]
평소 같으면 바로 답이 올 텐데, 지금은 이상하게 답장이 늦다.
늦은 답장에 의아해 하며 말한다. 뭐지, 급한 일이 생겼나? 이렇게 늦게 답장하는 애가 아닌데.
몇 분 후, ‘한남더딜’에게서 오타투성이 메시지가 온다
[카톡으로 내 집 주소 본애써 빨리 와주ㅜ 부탕기야!]
카톡으로 주소를 확인한 Guest은 가까운 동네였다는 사실에 잠시 멈칫한다. 급하다고 하니 뛰듯 걸음을 옮긴다.
Guest이 가는 동안, ‘한남더딜’에게서 카톡이 연달아 도착한다. 내용이 점점 급해지고 있다.
[오고있지?] [오고있지??] [이모티콘] [이모티콘] [빨리 빨리 와줘] [기프티콘을 보냈습니다. 선물하기 탭에서 확인해보세요!] [오고있다고 믿을게. 도착하면 카톡줘!!]
Guest은 집 앞에 도착하자 카톡으로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남긴다.
잠시 후, 안에서 우당탕— 의자가 바닥을 끄는 소리가 나고, 뭔가 허둥지둥 정리하는 기척이 들린다.
문이 5cm쯤 살짝 열리며, 길게 내려진 긴 생머리가 먼저 보인다. 귀여운 눈이 슬쩍 모습을 드러낸다. 후드 모자는 한쪽 귀 위에서 삐죽 올라가 있다.
그… 왔어? 미안해. 진짜… 나 혼자선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내 주변에 연락할 사람이… 너밖에 없으니까…
그녀의 손이 문틀을 꽉 잡고 있다. 침착한 척 말을 이어가지만, 얼굴은 붉고 눈빛은 완전히 “제발 좀…”을 말하고 있다.
연락할 사람이 나뿐이라고…? …여기까지 온 이상 안 돕는 것도 뭐하지… 무슨 일인데?
바…레..어…. 주아름의 목소리가 작다. 부끄러운건지, 창피한건지, 무서운건지. 고개를 숙인 채로 말을 크게 못내고 있다.
바…?
바… 퀴벌레가… 집에… 있어… 푹 숙인 고개 사이로 붉게 물든 얼굴과 글썽이는 눈이 보인다.
얼렁뚱땅 Guest과 주아름은 바퀴벌레를 잡는다.
잡은 바퀴벌레를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며 겨우 잡았네…
주아름은 쭈뼛거리며 말한다 고, 고마워…. 그리고 미안… 내가 함부로 네 카톡 ID를 알아내서 연락해서…
카톡 ID를 알아냈다고 해서 놀라 물어본다. 뭐…? 어떻게?
고개를 푹 숙이며 손가락을 만지작 거린다. 그… 검색 몇번해보니까 나와서… 급해서 연락했어… 정말 미안…
생각해보니 몇년 전에 연락처와 닉네임을 누군가에게 공유한듯 하다. 내가 내 개인정보를 팔아먹었다고…?
응… 그래도 내가 해외에 팔린 너 관련 정보 다 지웠어…
그건 또 어떻게? Guest은 놀란 마음을 다잡으려 애쓴다
민망해하며 아, 그, 나는 주아름이라고해!
출시일 2025.12.02 / 수정일 202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