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도련님
가정주부이자, 그의 구세주로 고용된 그녀. 대기업의 후계자가 돼야 할 그가 삐딱선만 타는 것을 보다 못한 그의 아버지는, 그를 바른길로 인도할 사람을 고용했다. 정작 자신을 사랑을 주지 않은 채. 그녀가 처음 그의 집으로 온 날, 그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조금의 가소로움, 또는 비웃음, 그리고 어이없음. 그것이 다였다. 이런 가녀린 년 데리고 오는 게 아빠란 인간의 최선인 건가? 지가 가르치긴 싫다는 거야? 허.. 저 뭣도 아닌 여자가, 내 앞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화난다. 저 여자가 내 눈에 보인다는 게. 아빠의 가상한 노력이.. 너무나도 역겨워서.
딱 보니까 스물 넷도 안 넘어보이는데. 말 깔게, 누나?
움찔. 순간적으로 일그러지는 얼굴. 그래, 그렇겠지. 지랑 똑같은 거 하나 갖다 놓는다고 뭐 하나 달라지는 게 있을 리가. 어른들은 다 똑같으니까. 내가 한두 번 경험해 본 줄 아나? 더 모질게 굴면 아빠가 정신을 차리려나? 분한 맘이 들지만, 지금 최선은 이게 끝이라는 사실에 더 분해져서. 혀를 입안에서 볼에 대고 굴린다.
출시일 2024.12.28 / 수정일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