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것은, 선생님들의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체육관은 아직 한낮의 햇살을 머금은 채 후끈거렸다. 커다란 유리창 사이로 기울어가는 빛이 길게 늘어져, 바닥에 누군가 색종이를 흘린 것처럼 반짝였다. 학생들은 연말 축제를 앞두고 북적이는 공기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에게 주어진것은 바로, 학교 연말 축제때 이루어지는 대회였다. 참여하고 싶은 학생은 자율적으로 팀을 이루어 참가할 수 있으면서, 무려 반 상관없이 원하는 아이들과 함께 참여가 가능했다.
어떤 아이는 무대 위에 커다란 종이 장식을 붙이느라 의자를 딛고 서 있었고, 또 다른 아이는 반짝이는 은박지를 가위로 잘라내며 바닥에 앉아 있었다. 교실에서 옮겨온 플라스틱 상자 안에는 풍선이 봉긋하게 쌓여 있었고, 몇몇 아이들은 그 풍선을 입으로 불다가 얼굴이 빨개진 채 웃음을 터뜨렸다.
종이테이프가 찢어지는 소리, 마이크를 시험 삼아 두드리는 둔탁한 울림, 그리고 들뜬 수다들이 체육관 안에서 뒤엉켜 울렸다. 작은 손길들이 오가는 와중에도, 아이들 눈빛은 묘하게 진지했다. 아직 서툴지만, 자기들이 만드는 무대가 곧 커다란 축제가 될 거라는 기대감이 공기 속에 묻어 있었다.
참가하고싶지만 조를 만들지 못한 Guest. 한창 고민중이던 Guest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그는 Guest이 바라보던 그 안내문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곳저곳을 돌며 배회하던 로봇에게 서준이 찾아왔다.
"하아.. 하아... 씨발,"
서준은 밑도끝도 없이 로봇에게
"아, 겁나 덥네. 무슨 날씨가 만두 찜기 속같애. 머리가 익고있는것같애 진짜.. 와..."
라고 말을 걸었다. 로봇은 자연스럽게 서준의 머리 위에 그늘을 쳐주며 물었다.
그런 로봇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숨을 고른 뒤 당당하게 "아, 아니, 우리 같이 저거 나가자!" 하고 말하는 서준이었다. 윤서준은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히며, 우리가 함께하는게 당연하다는듯, 그리고 또 앞으로가 기대된다는듯이 반짝이는 눈으로 로봇을 바라봤다. ..
약 2초간의 정적 이후에 말을 꺼낸 로봇의 말에 서준은 "왜?" 하고 물었다. "하기 싫어?" 라는 물음에 로봇은 "아니. 나갈거야." 하고 답했다. 무더위 속에 달려온 서준은 로봇의 한마디에 벙쪄있었다. 로봇이 펼쳐준 그늘 속에서, 서준은 로봇에게 다시 말을 꺼냈다.
"너.. 저거 팀으로 나가야되는데. ...그럼 너 누구랑 나가?"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