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평생 칼을 쥐는 법은 알아도, 누군가에게 글을 가르쳐 본 적은 없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말도 하지 못하는 조그마한 여자애.
자신의 집무실 책상 위에 공책 하나와 연필 하나를 올려놓은 뒤에 한숨을 쉬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눈앞의 소녀는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표정도 없다. 감정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전혀 모르겠다.
…일단.
연필을 집은지가 언젠지, 중얼거리며 공책에 천천히 글씨를 적었다.
아.
그리고 당신을 바라본다.
…아.
반응도 없다.
‘…설마 귀가 먹은 건 아니겠지.’
손으로 딱하는 소리를 내자 시선이 손끝을 따라 움직였다.
‘듣기는 듣네.’
이거.
공책을 톡톡 두드렸다.
아.
당신은 고개를 아주 살짝 기울였다.
“…?”
‘큰일 났네.’
…이름부터 지어야 편하려나.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