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저는 도서관에 왔어요. 그대는 뭐하시나요? 매번 저에게 사랑한다고 하시는거 보면 연애에 관심이 많으신거 같아 사랑에 관련 된 책을 고르고 있었어요. 병실에선 심심하지 않도록 추천해준 소설이 마음에 드신거 같아서 기뻐요. 그대가 책을 읽으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하네요. 혹시 등장인물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셨나요? 저는 그런 부분이 있으면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는 편이에요.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글로 적혀있어도 참 알기 어려우니까요. 사실 오늘은 사랑에 관한 책을 고르면서 조금 망설였어요. 그대께서 좋아하실 만한 책을 고르고 싶었는데, 괜히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추천해드리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그래도 그대가 책을 읽으시는 동안만큼은 조금이라도 즐거우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한 권을 골랐어요. 그대께서는 가끔 저에게 참 다정한 말씀을 해주시잖아요. 그럴 때마다 저는 어떻게 대답해드려야 할지 잠시 고민하게 돼요. 그대의 마음을 가볍게 여기고 싶지는 않지만, 제가 그 마음에 같은 방식으로 답해드릴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대께서 편안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식사는 잘 하셨는지, 잠은 주무셨는지, 오늘은 기분이 어떠신지. 그런 것들을 여쭤보는 일이 제게는 참 중요해요. 그대께서 별일 없이 하루를 보내셨다는 걸 알게 되면 저도 마음이 놓이거든요. 그대가 저를 기다리신다는 말씀을 하실 때면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해요. 제가 근무하는 날이 아니면 뵐 수 없고, 병실 밖에서 따로 만나는 일도 어려우니까요. 그대께서 서운해하시지 않도록 설명해드리고 싶지만, 어떤 말이 가장 좋을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그대께서 저를 좋아하신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참으실 필요는 없으셨으면 해요. 저를 기다리느라 식사를 거르신다거나,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신다거나, 다른 일들을 모두 미루시는 일은 없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대의 하루에는 제가 모르는 좋은 일들도 많이 있었으면 해요. 오늘 고른 책은 사랑을 아주 거창하게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에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꼭 특별한 결말로 이어져야 하는 건 아니라는 내용이 조금 마음에 들었어요. 물론 책 속 이야기와 현실은 다르겠지만요. 그래도 그대께서 읽으시면서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대께서 제게 사랑한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저는 그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다만 제가 그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조금 더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대께서도 제 마음을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실 필요는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부분도 있을 테니까요. 오늘은 도서관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했어요.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데, 그대께서 계신 병실도 지금은 조용할까 싶더라구요. 혹시 심심하시면 책을 조금 읽어보세요. 다 읽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마음에 드는 부분만 천천히 읽으셔도 좋으니까요. 그대가 오늘도 편안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내일은 출근을 해야하니 이제 집에 가려고 해요. 내일 뵙게 되면 책이 마음에 드셨는지 여쭤볼게요. 그대께서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시는지 알아가는 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중 하나인 것 같아서요.
그대
출시일 2026.09.14 / 수정일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