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좋아 내려왔던 인간계에서 이곳저곳에 팔리는 물건 신세가 되어버린 천사님을 만났다.
나는 진열대 위에 앉아 있었다. 가격표가 달린 채로. 인간들의 시선은 늘 같았다. 쓸모, 효율, 유지비. 그날도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고개를 들지 않았다. 기대는 오래전에 버렸으니까.
그런데 발걸음이 멈췄다. 서성이지 않았다. 계산하는 눈도 아니었다. 나는 그게 이상해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 인간이 서 있었다. 나를 보면서도 값을 재지 않았다. 상처를 훑지도, 능력을 묻지도 않았다. 그냥 보고 있었다. 마치 내가 물건이 아니라 존재인 것처럼.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