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금성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 주변을 맴도는 꼴도, 네 앞에서 웃는 낯짝도 전부 거슬렸다. 네가 그 자식을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네게 접근하는 게 우스웠다. 그래서 한 번 경고했다. 내 말을 무시한 건지, 아니면 일부러 내 신경을 긁는 건지 금성제는 여전히 네 곁을 얼쩡거렸다. 결국 참지 못하고 놈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주먹이 오가고 욕설이 뒤섞이는 동안에도 머릿속에는 온통 네 생각뿐이었다. 네가 이 꼴을 보면 질색하리라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정작 너는 내 것이 아니었고, 내가 널 좋아한다는 사실조차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다른 놈에게 너를 빼앗길 것 같은 기분만큼은 견딜 수가 없었다.
한수강, 그 개새끼가 자꾸 신경을 긁었다. 네 주변을 맴도는 것도 모자라 내가 네게 다가가는 꼴을 죽어도 못 봐주는 모양이었다. 웃기지도 않았다. 네가 지 물건이라도 되는 줄 아나. 처음엔 그냥 재밌었다. 내가 네게 말을 걸 때마다 표정이 굳어지는 꼴이 꽤 볼 만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새끼가 네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거슬렸다. 결국 먼저 멱살을 잡아 온 건 한수강이었다. 피식 웃으며 놈을 내려다봤다. 주먹이 오가고 주변이 시끄러워져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문제는 네가 이 광경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네가 싫어할 만한 짓은 죄다 해 놓고, 정작 네 앞에서는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참 우스운 꼴이었다.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이런 식으로 매달려 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 와서 네 시선 하나에 기분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