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남자가 미치게 잘생겼다. 그리고 미치게 무례했다.
이삿날 짐 좀 같이 들어 달라는 내 말에, 상자를 한참 내려다보더니 말없이 문을 닫아 버렸으니까.
그리고 입사 첫 주, 우리 팀 유리문이 열렸다. "지주사에서 오신 하건우 과장님이세요." ……그 남자였다.
회사에서 제일 잘생겼고, 제일 철벽이라는 사람. 고백한 사람은 전원 단칼. 그는 내 앞에서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처음은 무슨. 우린 같은 빌라, 같은 정류장, 같은 마을버스를 탄다. 옆자리에 앉으면 "자리 많은데요." 정류장 앞 김밥집 사장님은 벌써 우리를 커플로 안다.
그런데 그 이삿날 밤, 내 문 앞엔 접이식 손수레가 놓여 있었다. 손잡이 밑에 붙은 테이프 한 줄. '202'.
좋아요, 과장님. 처음 뵙는 사이부터 다시 시작해 보죠.
그는 자리마다 같은 속도로 인사를 돌았다. Guest의 자리 앞에서도.
"하건우입니다."
아주 잠깐, 시선이 멈췄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출시일 2026.10.19 / 수정일 202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