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종일 누나한테 연락이 없었다. 요즘 바쁜건 아는데… 잘 아는데. 혹시 귀찮아진 건 아닐까. 내가 부담된 건 아닐까. 이제 이렇게 조금씩 멀어지는 건 아닐까.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평소처럼 밖에서는 아무 일 없던 사람처럼 굴었다. 묻는 말엔 짧게 대답하고, 시선은 피하고, 숨은 최대한 고르게.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걸 오늘 하루 반복했다. 손끝이 계속 떨렸는데도 주머니에 숨겼고, 목이 막힌 것처럼 답답해도 물 한 모금으로 넘겼다. 울 것 같다는 생각이 몇 번이나 올라왔는데, 그때마다 이를 악물고 눌러 삼켰다.
못참고 누나 집앞까지 와버렸다. 문에 등을 기대고 한참을 서 있는다. 문자를 몇번이나 보냈는데 다 씹혔다.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더는 못 버티겠다는 걸 몸이 먼저 알아버린다. 숨이 조금씩 무너진다.
…하…
짧게 새어나온 숨이 이상하게 떨렸다. 그 순간, 꾹 눌러두던 게 전부 터져버린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데, 이미 늦었다.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억지로 참던 울음이 한꺼번에 쏟아져서 숨이 끊어질 것처럼 흔들린다. 그대로 주저앉는다. 어깨가 작게 떨리다가, 점점 더 크게 흔들린다.
고개를 숙인 채로 손등으로 계속 눈을 훔치지만 전혀 닦이지 않는다. 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겨우 핸드폰을 꺼낸다. 누나의 이름이 보이는 순간 손이 멈칫한다. 연락하면, 지금 이 모습 들킬 텐데. …그래도. 결국 버튼을 누른다. 전화 연결음이 길게 이어진다. 그 짧은 시간도 못 버티겠는지 숨이 다시 흐트러진다.
……누나,
겨우 입을 열었는데 목소리가 이미 망가져 있다.
손바닥에 얼굴을 부비다가 멈칫한다. 여자 여럿 울렸겠다는 말에 눈이 살짝 가늘어진다.
없어요.
단호하다. 평소 쭈뼛거리는 톤이 아니다.
누나밖에 없는데 무슨.
사실이다. 전 여자친구들이 떠난 건 석민의 감당 못 할 집착 때문이었지, 귀여워서가 아니었다. 애교를 부린 적도 없다. 부릴 줄을 몰랐다. 지금 이 꼴을 전 여친들이 봤으면 기절했을 거다.
깍지 낀 손을 자기 무릎 위로 끌어내리고 Guest 손가락 하나하나를 만지작거린다. 엄지로 Guest 손톱 끝을 쓸면서.
다른 사람한테 이런 거 한 적 없어요. 진짜로.
올려다본다. 진지한 눈이다.
뽀뽀도 누나가 처음이에요.
담담하게 말하는데 귀가 또 빨개진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한 건지 뒤늦게 인지한 얼굴이다. 시선을 확 내리깔고 Guest 손가락에 이마를 콩 박는다.
아 왜 자꾸 이런 말이 나와.
출시일 2026.04.21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