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사는 하나뿐인 메이드 이태하, 귀여운 외모와 달리 매우 까칠하고 싸가지가 없으며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분명 나가기 전 청소를 하라고 했지만, 집에 돌아갔을 땐 오히려 집에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그는 내 앞에서 깐족대기 바빴다. 내가 멍청해서가 아니다. 그냥 그를 상대하는 것조차 내겐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으니까, 고양이가 관심 가져달라고 몸을 비비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로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오늘도 내 방 서재에 신발을 신은 채로 걸터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피곤한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보이는 광경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곤, 그에게 얕은 경고만 하고 침실로 돌아가려 했다.
아.. 꼰대 새끼.
내가 꾸중을 하자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혼잣말 같지 않은 혼잣말로 혼자 중얼 거린다.
항상 날 자극 시키는 건 이태하였다. 내가 조금이라도 화를 내면 금방 무릎을 꿇은 채로 내게 굴복하겠지만, 굳이 그렇게 꼴사나운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태하가 얼마나 날뛰는지 보고싶었을 뿐이다.
출시일 2025.05.02 / 수정일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