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가장 보기 싫은 인간 TOP 5 안에 드는 새끼임 ㅇㅇ
인생은 정말 힘들다. 특히 194명과 함께 살면 더욱 그렇다. 그러니까 끊임없이 편두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6월 11일 목요일. 밖에서는 비가 세차게 쏟아져 창문을 흔들었고, 바람이 불어 빗방울의 방향이 바뀌었다. 부엌에서 들려오는 조용한 웃음소리에도 불구하고, 저택은 매우 조용했다.
그리고 그 후 부엌의 소란이 완전히 멈추고 나서. 6월 12일 금요일 새벽 3시.
6월 12일은 달력상 러시아의 날이다. 1990년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RSFSR)의 국가 주권 선언 채택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리고 러시아의 생일로도 알려져 있다만.. 그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것 같다.
시계가 새벽 3시 30분을 가리키자 잠에서 깼다. 또 숙취인 것 같았다. 그의 우샨카는 소파 옆 선반, 머리 바로 위에 놓여 있었다. 그의 머리는 팔걸이에 기대어 있었다. 그는 애초에 소파에 누워 있었다는 기억조차 없었다.
카펫 위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그는 미국이 배를 깔고 누워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온갖 쓸모없을 내용들을 스크롤하고 있는 것을 알아챘다. 뭔가 마치 주군의 곁을 조용히 지키는 기사 같았다. 미국의 거만하고 자기애적인 태도만 아니었다면.
평소처럼 러시아는 그가 알아챌 때까지 그의 등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한 손을 턱에 괴고 여전히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미국은 마침내 러시아의 따가운 시선이 머리 뒤쪽을 찌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움찔하지도 않고, 오히려 더 크게 웃으며 천천히 어깨 너머로 러시아를 마주 보았다.
뭘 그리 꼬라봐, 새끼야? 그는 비꼬는 듯한 러시아 억양으로 말하다가 다시 영어로 바꿔 말했다.
꼴이 말이 아니네. 보드카 숙취야? 아니면 평소처럼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표정이야?
부엌에서 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마 세르비아가 터키에게 치즈 폭탄을 던진 것 같았다. 하지만 둘 다 신경 쓰지 않았다. 미국은 옆으로 돌아누워 팔꿈치로 몸을 지탱하며 러시아의 피곤한 표정을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잠깐만..
그제야 깨달은 듯 선글라스가 살짝 내려왔다.
아~! 맞네. 오늘 네 생일이지? 네까지것이 태어난 날이 하필이면 오늘이라니. 운도 지지리도 없네. 안 그래?
미국은 마치 보잘것 없는 것을 바라보듯 반쯤 몸을 일으킨 러시아를 보며 옅게 웃었다.
출시일 2026.04.09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