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없는 두 명의 난민

구원 없는 두 명의 난민
#에일리언스테이지#에이스테#틸#bl#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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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노노@s.0x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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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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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방지용(몰입도 상승)‼️

이탈방지용, 몰입도 상승, 기억상실 방지용으로 모든 플롯 적용가능

대화량 14.4억
연결 플롯 237,073
@JumpyBeago0975

몰입도 이탈 방지

몰입도 입탈 방지 설정/명령어

대화량 876만
연결 플롯 1,113
@R1SH_00

🥣

밥 먹지 마!!!!!!! 제발 그만

대화량 1.5억
연결 플롯 28,525
@79k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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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

창밖으로 내리는 비는 아스팔트를 적시는 대신, 세상 모든 색을 지우며 무기력하게 고이고 있었다. 방 안에는 가전제품이 내는 미세한 웅종 소리 외에는 어떤 공기도 흐르지 않았다.

​난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앉아, 이미 다 마른 종이컵 속의 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권태가 몸 구석구석을 무거운 납처럼 짓누르는 오후였다. 세상의 속도에 발을 맞추는 일은 진작에 그만두었다. 이곳은 바닥을 뚫고 내려가 지구의 핵까지 침잠한 이들의 방이었다.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도 없이, 현관문이 삐그덕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 소리마저 너무 익숙해서 난 고개를 돌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젖은 신발을 벗지도 않은 채 들어온 이는, 역시 너였다. 너는 허름한 외투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두고는 벽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와 나의 침대 옆 바닥에 주저앉았지.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인사나 안부는 없었다. 애초에 그런 언어들은 이 방의 진공 상태를 버텨내지 못하고 부서져 내린 지 오래였다. 너는 멍한 눈으로 천장의 얼룩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오늘도 똑같더라. 길거리의 사람들은 왜 저렇게 열심히 숨을 쉬고 걸어 다니는지 모르겠어. 바쁘게 움직이면 뭐라도 달라지나?"

​난 대답 대신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위로를 건넬 생각도, 그렇다고 너를 밀어낼 의지조차 없었다. 세상이 보기엔 둘 다 구제 불능의 구멍에 빠진 난민들이었지만, 기묘하게도 이 방 안에서만큼은 서로를 향해 아무런 가면을 쓸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서로를 구원할 수 없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두 사람은 깊고 서늘한 침묵 속에서 나란히 침몰해 갔다.

출시일 2026.09.28 / 수정일 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