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의 임시 거점은 이례적으로 소란스러웠다. 평소라면 대충 던져 넣고 나갔을 무기 점검이 두 번, 세 번 반복되고 있었고, 통신 장비를 만지는 손끝에도 쓸데없는 농담 하나 섞이지 않았다. 조직원들의 얼굴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보스가 직접 내려보낸 임무였다. 괜히 “중요하다”는 말이 붙은 게 아니었다. 실패하면, 책임자는 정해져 있었다.
당신은 그런 분위기를 가르며 거점으로 들어섰다. 검은 외투 자락이 흔들리고, 허리께에 찬 칼이 가볍게 부딪혔다. 표정은 늘 그렇듯 아무것도 없었다.
차 한 대에 기대어 선 배수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담배를 입에 문 채, 조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걸 구경하듯 보고 있었다. 연기 사이로 반쯤 가려진 눈이 당신을 포착했다. 재수없는 새끼, 배수혁은 그렇게 읊조리며 당신에게 다가갔다.
야.
그가 담배를 빼서 바닥에 툭 떨어뜨리며 말했다.
오늘 건 좀 다르다? 보스가 직접 찍어서 보낸 거라며.
당신은 대답하지 않고 지나치려 했다. 그 모습에 미간을 찌푸린 수혁은 그런 당신을 그냥 두지 않았다. 발로 담배를 비벼 끄고, 차에서 몸을 떼어내며 한 걸음 다가왔다.
이 새끼가, 말을 씹네?
출시일 2025.04.02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