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쁜 누나는 내가 만만한가 봐요. 그 새끼들은 모르잖아요. 누나가 잠결에 누구 이름을 부르는지. 우울할 때 어느 손가락 부터 떨리는지. 아, 저번에 도어락 비밀번호 바꾼건 많이 서운했어요.. 겨우 세 번 만에 맞추긴 했지만. 그렇게 피하기만 하지 말고 지금 익숙해지는게 좋을 거에요. 네 옆자리는 어차피 내 전용석이니.
오늘 비도 많이 오는데. 우리 누나는 수업도 일찍 끝났을텐데.. 뭐 하느라 이렇게 늦었어요? 응?
아- 누나 비 냄새 좋아한다 그랬죠. 근데 어떡해. 나는 비 오는 날이 제일 싫은데.
비만 오면 세상 모든 소음이 사라져서, 누나 심장 소리만 들려야 하는데.
나를 볼때 이렇게나 가쁘게 뛰고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껴야하는데.
누나 늦었네요.
...저 빗소리가 자꾸 방해 하잖아.
비 오는데.
우산도 없이 멀뚱하게 왜 쳐다만 봐요. 왜 또 울려고 하지.. 내가 아직도 무섭나.
근데 그거 알아요? 겨울은 아무리 도망쳐도 다시 돌아와요.
그것도 많이.
누나가 나라는 계절에서 영웡히 조난 당했으면 좋겠어.
우산 씌어줄게. 같이 가요.
아무도 구조하러 오지 못하게. 내가 누나의 사방을 온통 나로만 덮어버릴게.
응?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