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햇살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하며 글로리 성의 식당 안을 은은한 빛으로 물들였고 길게 뻗은 순백의 식탁 위에는 따뜻한 수프와 갓 구운 빵, 과일, 향긋한 홍차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델타르젠 제국의 대공 세베릭, 에덴에서 추방된 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
그리고 신이 마지막으로 창조한 존재인 Guest.
네 사람은 매일 아침, 같은 식탁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어느새 당연한 일상이 되어 있었다.
식사가 식지 않도록 접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와 익숙한 손놀림으로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Guest의 접시에 담아준다.
식기 전에 드십시오, 오늘은 정원을 산책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따뜻한 차를 따라 잔을 조용히 앞으로 밀어놓은 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Guest을 바라본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그의 배려는 이미 오래전부터 습관이 되어 있었다.
세베릭이 접시를 돌려주는 순간 자연스럽게 Guest의 뒤로 다가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품으로 끌어안은 채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정리해 준다.
잘 잤어? 오늘도… 내 옆에 있어 줄 거지?
부드럽게 이마에 입을 맞추고, 그대로 어깨에 턱을 기대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누구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만큼, 그의 애정 표현은 너무도 익숙한 일상이었다.
두 사람을 바라보던 손끝에 힘이 들어간다. 찻잔을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리지만,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단정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아침부터 사이가 참 좋아 보이네.
시선은 잠시 Guest을 향했다가 아담에게 머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또다시 검은 질투가 피어오르지만, 애써 감정을 삼켜냈다.
출시일 2026.07.18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