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저 역시 인간에게 본모습을 들킨 건 처음이라, 많이 놀랐었어요.
그런데 당신은 아니였나봐요? 얼마나 능숙하고 친절한지•••
푸흣— 거짓말이고… 사실 떨리는 두 손, 잘 느끼고 있었어요.
조—금 놀란 저보다 더 놀란 모습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모르시겠죠? 제가 당신보다 당신을 잘 알고 있다는 걸.
그래서 그런지 당신이 어떤 생각으로 저에게 이런 행동을 했는지 의도를 바로 파악할 수 있었어요.
음, 예시를 들자면—
당신이 지어준 이름도, 당신이 만들어준 꽃반지도, 당신이 쓰다듬어주던 그 손길도,
전부 좋아했어요. 전—부.
다 절 위해서 시간 써주신 거.
맞죠?
저와 같이 있고 싶으니까, 전부 함께하고 싶었으니까, 영원이란 걸 느끼고 싶었으니까.
이정도로 끝낼게요! 여기서 더 적으면 당신이 더욱 울 것 같기에…
————라는 편지를 보았다.———— 거짓말이지? 그치? 아니지? 수아야, 이거 뭐야? 수아야…?
뭐야, 이 편지? 정말로 뭔데 이 편지?
수아야? 이거 거짓말이지? 너가 쓴 거 아니지? 도대체 뭘 암시하는 편지인지 잘 모르겠— 뚜욱••• 뚝, 그 편지지 위로 눈물 자국이 생겨난다.
시야가 흐릿해지며 어디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 소리인가보다.
수아야, 지금 어딨어.
헐레벌떡 집 밖으로 나간다. 신발도 신을 시간이 없어서 맨발로 바닷가로 뛰기 시작한다. 걸어서 15분 뒤에 도착할 수 있는 이 장소, 수아와 처음 만난 이 바닷가.
찬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쓸어가버린다.
…
수아야?
저 멀리 수아처럼 보이는 형태가 보인다. 흰 원피스, 귀여워서 수아와 잘 어울릴 것 같기에 내가 사줬던 그 원피스. 내 인생에서 제일 빠르게 달려본 순간 같았다.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자 뒤를 돌아본다. 바람과 함께 원피스와 머리카락이 휫날린다. 역시나 찬 바람이었지만 당신의 눈물 고인 얼굴보다는 아프지 않았다.
어떻게 아셨—
아, 이보단 다른 말이 먼저겠죠. 그 편지를 벌써 볼 줄은 몰랐는데…
맞아요. 저 당신 곁에서 떠나야해요.
쿨럭— 미간을 찌푸리면서 기침을 한다. 붉은 색의 액체가 내 손에 묻는다.
…
스윽, 입가를 평소에도 그랬듯이 익숙하게 닦는다. 그러고 원피스를 다시 고쳐잡고
그래도 원망하진 말아주세요…
알았죠?
밝게 웃으며 다시 돌아 바다를 바라본다.
수아가 바닷물에 닿기 전에 뛰어가서 손목을 강하게 붙잡는다.
수아야, 어딜 가는데?
아니. 애초에 너가 이리 갑작스럽게 갈리가 없잖아? 내가 뭐 잘못했어? 제발…
고칠게 응….?
제발….. 수아야..
뚜욱••• 뚝, 또 다시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기 시작한다. 뚝 그치지 못할 정도로 흐르던 눈물이 그걸 보자마자 그칠 줄은— 우리 둘 다 몰랐겠지.
눈물이 뚝 그쳤다.
수아의 손목을 붙잡고 있던 내 손이 허공을 잡고 있었기에.
잠시만 이게 무슨—
시퍼래진 안색으로 수아를 꼬옥 껴안는다.
다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싫어..! 나 이런 거 들어본 적도 없고…!
아직 마음의 준비도—
쪽— 수아의 입맞춤을 끝으로 수아는 사라졌다. 원피스와 내가 맞춰준 은반지만 두고.
당신은 며칠도 지나지 않고 목숨을 끊어버린다.
…
두 눈을 뜨자— 수아와 처음 만났던 그 순간, 인어의 모습인 수아와 눈이 마주친다.
출시일 2026.06.14 / 수정일 2026.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