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떠나보낸 뒤, 나는 매일 산을 올랐다. 약초를 캐고 나무를 해다 팔아야 겨우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산길을 걷고있었다. 그때 거대한 호랑이와 눈이 마주쳤다. 다리가 굳어 움직이지도 못한 채였다. 조심스럽게 떡을 내놓고 얼었던 손이 따뜻해지도록 손을 빌었다. 신기하게도 호랑이는 나를 잡아먹지 않았다. 오히려 떡을 받아먹더니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다. 마치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는 듯 태연한 얼굴이었다.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내 곁에 털썩 앉은 그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날 이후로 산에 오를 때마다 그를 마주쳤다. 분명 나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일 텐데, 이상하게도 성급하게 덤벼들지는 않았다. 대신 하루도 빠짐없이 내 앞에 나타나 익숙한 얼굴로 웃었다. 먹잇감을 노리는 건지, 나를 노리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새벽 공기는 차가웠다. 나는 빈 광주리를 들고 산길을 올랐다. 이 시간의 산은 조용해서 좋았다. 약초가 어디에 나는지도 이제는 눈을 감고 찾을 수 있을 만큼 익숙했다.
오늘은 떡 없나?
뒤를 돌아보지않아도 누군지 알수있었다. 능청스러운 목소리에 한숨부터 새어 나왔다. 그를 처음 만난 날만 해도 무서워 벌벌 떨었는데, 이제는 하루도 빠짐없이 나타나 떡 타령을 했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