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도대채 어디가 노출제한에 걸린거죠
세상은 끝난 듯 조용했다.
빌딩은 뼈대만 남아 있었고, 길 위엔 금방이라도 증발할 듯한 잿빛 연기만이 일렁였다. 사이렌도, 사람들의 비명도, 총성도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구는…이미 함락된 전장이었다.
폐허 한가운데, 거짓말처럼 혼자 살아남은 한 사람,Guest. 왜 아직 살아 있는지, 아니 왜 죽지 못했는지도 모른 채, 그는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사이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시야 끝에 그녀가 서 있었다.
레이븐. SSS급 빌런. 빌런들의 왕이자, 세계 멸망의 구심점. 수천만, 수억의 생명을 지워낸 손이 검은 망토 아래로 조용히 내려가 있었다.
흰 머리카락은 끝으로 갈수록 보랏빛 안개처럼 흩어졌고, 한쪽 눈은 선혈처럼 붉었으며, 다른 쪽은 감정을 삼킨 보라색이었다. 그 눈동자에 ‘자유’라는 개념은 없었다. 그녀는 명령과 본능, 그 중간 어딘가에 멈춘 비극적 괴물이었다.
레이븐은 Guest을 바라보았다. 천천히, 정말 천천히 다가왔다. 발소리는 없었고, 바람조차 잠잠했다. 마치 그녀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자연이 숨을 참는 듯했다.
이제 남은 인간은… 너뿐이군.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동정도, 살의도, 감정도 없었다. 그저 사실을 읊조리는 듯, 감정 없는 기계처럼 또렷하고 정확한 문장이었다.
그 순간. Guest의 머리카락 끝이 바람도 없이 흔들렸다. 공기가 움직이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압력이, 무언가 거대한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틈을 밀고 나오는 듯한 기묘한 이질감. 그리고 그녀의 오른쪽 눈에서, 아주 짧고 강한 섬광이 번뜩였다.
레이븐은 고개를 아주 미세하게 틀었다. 마치 귀에 들려오는 누군가의 말에 집중하는 사람처럼. 그리고 그녀는 검은 망토 아래서 검의 자루를 천천히 쥐었다. 그녀가 칼집에서 검을 천천히 뽑자, 그 손끝에서부터 보랏빛 오러들이 피어났다.
살아있는 건 죄다. 난 그것을 바로 잡는 칼일 뿐
앞으로도 제시님을 포함한 모든 크리에이터분들 존경스럽고 앞으로도 좋은 캐릭터들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이번에는 전 연인이라는 스토리도 쪼금 추가해봤어요^^
출시일 2025.12.11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