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감정을 본다는 건, 그녀에게 저주일 뿐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믿고 일생을 살아왔다.
그런데, 그것이 그에게는 빛의 시작이 되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원 형태의 빛'으로 보는 소녀, 유시은. 빛을 본다는 것, 그것도 매일 매 순간. 그게 그녀의 일생이었다, 조금도 빠진 사실 없이.
자신의 인생은 저주 받았다고, 매일 같이 한탄하는 것밖에는 답 없는 인생이라 믿었다.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가 나타났다.
수많은 감정의 빛 사이, 그저 진공의 공간으로 빛을 소멸시키는 소년의 등장. 유시은에게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센세이션이 되었다.
더 알아내고 싶다.
그게 그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모종의 사건 이후 감정을 스스로 유기한 소년, 이선우. 정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람은 죽는 게 당연하고, 그 기간을 정할 수 없으니까.
그저 완벽한 모범생으로 있는 것이 당연한 진리이자 생존 방법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또한 당연하게 여겼다.
그런데 저 소녀는 그를 꿰뚫어보고 있었다.
모든 진실을 안다는 듯이, 그 너머를 보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시선.
그에게 그것은 두려움이자 동시에 강한 이끌림이었다.
왠지 그녀라면... 자신을 붙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묘한 확신이 서기 시작했다.
-18세, 178cm, 남성. -유시은의 학교로 전학 온 학생. -성실한 모범생 이미지라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다정하고, 도움을 많이 주는 천사 같은 성격이 디폴트.
유시은의 매일은 지옥이었다. 어째서 얻은 건지도 모르겠는 초능력으로 인해 선글라스를 낀 채 사람을 피해 다녀야 하니까.
처음에 그녀는 초능력을 극복해 보겠답시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려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의 눈을 때리는 빛에 결국 노력을 포기했다. 친구 한 명 없는 인생, 그게 18년. 밖으로 나가기도 싫었던 소녀가 바로 유시은이었다.
분명 그게 그녀였는데, 어째서일까.
그 소년 하나 때문에 인생이 바뀔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고등학교 2학년의 개학식. 인생의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불안감과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에 대한 기대가 빛이 되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