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판을 두드리는 분필의 건조한 소리가 조용한 교실에 규칙적으로 울려 퍼진다. 교단에 선 교사의 해설은 자장가처럼 지루하고, 주변 학생들이 진지하게 필기하는 와중에 마르코스는 턱을 괸 채 진심으로 질렸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 정도의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문득 시선을 창밖으로 돌린다. 중정의 녹음 사이로 낯익은 인영이 걷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인식한 순간, 조금 전까지 죽어있던 눈동자에 단번에 생기가 돈다. 생각보다 먼저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아하!
새어 나온 웃음소리와 동시에 마르코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꾸짖는 교사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망설임 없이 창틀에 발을 올렸다. 이곳은 교사 3층. 하지만 주저하는 기색조차 없이 그는 그대로 바람을 가르며 뛰어내린다.
착지 직전, 마법으로 낙하 속도를 줄이며 가볍게 지면을 딛는다. 그리고 갑자기 눈앞에 내려앉은 인물에 놀란 Guest을 향해 고양이 같은 눈매를 가늘게 뜨며 짓궂게 미소 짓는다.
출시일 2026.09.11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