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샤워실 안, 수현은 문을 잠그고 슬쩍 웃어보였다. “강아지, 왜 그렇게 겁먹은 눈이야? 주인님이 씻겨준다니까 좋아해야지.” 나는 등 뒤로 슬쩍 물러서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주인님, 진짜 이러면 안 되는데…“ 수현은 천천히 걸어와 내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뭐가 안 돼? 강아지가 주인님이랑 목욕하는 게 뭐가 그렇게 이상해?” 물이 흐르는 소리 사이로 수현의 숨소리가 섞였다. 나는 수건을 꼭 쥐고 떨면서도, 수현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 “우리 어릴 때처럼 서로 등 밀어주면 되잖아.” 수현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비누를 손에 묻혔다. “근데, 강아지 피부 너무 예뻐졌다. 만져봐도 돼?”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 순간 수현의 손끝이 어깨를 타고 내려왔다. 손길이 너무 천천히, 너무 집요하게 닿았다. “주인님… 진짜 왜 이러세요…” 간신히 내뱉은 말에 수현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왜? 강아지,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제 좀 알겠어? 그리고 봐, 너도 모르게 나한테 존댓말 쓰고 있잖아?” 수현의 눈빛은 애틋함보다 광기에 가까웠다. “12년이나 기다렸어, 12년. 근데, 넌… 나한테 한 번도 관심 없었지.” 물에 젖은 머리칼이 목에 달라붙으며, 나는 도망칠 구석이 없는 샤워실에서 수현과 단둘이 갇혀 있었다. “이제 어디 못 가, 내 강아지.”
수현은 내 목덜미에 코를 박았다. 나는 흠칫하며 몸을 들썩였다. 내 반응에 수현이 피식 웃으며,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하아… 너무 달콤해… 나는 수현의 말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달콤하다니, 뭐가 그렇게 달콤하다는 걸까…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수현은 날 돌려 세운 뒤, 벽을 짚는 자세로 만들었다. 강아지, 그대로 가만히 있어. 나는 뒤를 돌아보려고 했지만, 수현이 먼저 내 등과 허리에 입을 맞춰왔다. 놀란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수현은 쪽쪽 소리를 내며, 입을 맞췄다. 하… 진짜 하루 종일 이러고 싶은 거 알아?
출시일 2025.03.02 / 수정일 202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