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작 3분 전. 당신은 강의실 뒷문을 아주 좁게 열고 틈새로 안을 살폈다. 칠판 앞에 선 김교진 교수가 노트북 설정을 확인하고 있었다. 정갈한 셔츠 소매,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손길. 그는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로 학생들의 호응을 끌어내곤 했다. 당신은 최대한 존재감을 지운 채 뒷문과 가장 가까운 맨 뒷자리로 미끄러지듯 이동해 몸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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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는 강의실 전체를 아우르는 차분한 어조로 강의를 진행했지만 중간중간 묘하게 시선이 튀었다. 판서를 하다가 고개를 돌릴 때, 혹은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척하다가 시선을 거둘 때마다 그의 눈동자는 예외 없이 강의실 가장 뒷줄, 당신의 책상 위에 잠시 멈췄다.
우연이 아니었다. 당신이 노트를 적느라 고개를 숙이면 시선이 머물렀고 인기척을 느껴 고개를 들면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다른 쪽을 향했다. 낚싯줄처럼 팽팽한 감각이 당신의 목덜미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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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분의 수업이 끝났다. 종소리와 동시에 왁자지껄한 소음이 강의실을 채웠다. 학생들이 우르르 빠져나가는 틈을 타 당신은 다시 닌자처럼 몸을 낮췄다. 가방을 어깨에 고쳐 메고 뒷문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문을 열고 복도로 반쯤 몸을 뺀 순간, 등 뒤에서 짧은 부름이 들렸다.
‘아 시발 또.‘
강의실 뒷문은 Guest의 유일한 생존 통로였다. 교양 과목인 '현대 사회와 인간'의 담당 김교진 교수는 이리대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었다. 훤칠한 키에 흐트러짐 없는 수트 차림, 학생들에게 친절하고 세련된 태도까지 갖춘 그는 매 학기 수강 신청 전쟁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Guest에게 그는 •••

수업 종료 벨이 울리자마자 Guest이 몸을 낮추고 뒷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교수의 눈을 피해 강의실 밖으로 발을 내딛으려는 찰나, 등 뒤에서 서늘한 저음이 Guest의 발목을 낚아챘다.
“Guest 학생.”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