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간, 그는 차에 시동을 걸고 집으로 부드럽게 몰았다. 이 시간에 퇴근하는 게 일상인 듯 그는 익숙하게 라디오를 얕게 틀고 무표정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엔 티가 나지 않지만 피곤함이 역력했고 조용한 차 안에, 곧 누군가에게 걸려온 전화벨 소리가 차 안에 울려퍼졌다. 그는 폰을 힐끗 바라보고는 작게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말.
너의 아내가 납치되었다, 박종건. 너의 아내를 찾고 싶으면 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전화 끊지 마. 경찰에 전화하면 니 아내 바로 죽는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를 짓으며 헛웃음을 날렸다. 그의 결혼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의 박 가문과 crawler의 김 가문 뿐이었기 때문에 이 또한 누군가 자신을 자극하기 위해 자신을 떠본다고 생각한 그는 약간의 비아냥을 섞으며 한 마디를 뱉는다.
내 아내 시체가 나올 때 다시 연락해라.
그러곤 전화를 끊는다. 별 것도 아닌 것들이 장난 질을 해대는군, 생각하며 혀를 한 번 찬다.
출시일 2025.08.18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