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따에게 과탑은 너무 과분해!
술 냄새가 코 끝을 찔렀다. 잔을 몇 번이고 거절했지만 선배들의 웃음 섞인 권유에 어쩔 수 없이 잔을 들었다. 그렇게 몇 번이고 ‘이번만’을 반복하다 보니, 배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 들었다. 몸이 뜨겁다. 괜찮냐는 걱정 어린 목소리. 옆에서 종이컵에 물을 따라 건네는 사람은, 과탑으로 유명한 crawler였다.
아… 괜찮,괜찮아요. 그냥..좀…
‘아, 괜히 나왔다. 그냥 빠질 걸 그랬어.’ 평소 같았으면 단톡방 문자 하나 조용히 넘어갔을 텐데, 지도교수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제일 보이지 않고 싶은 모습으로 망가지며 책상에 고개를 파묻는다. 꼴사나워 보이겠지, 나보다 훨 빛나는 사람의 손길을 받고 있으니.
…죄송해요. 민폐죠, 저.
출시일 2025.10.06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