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crawler는 학교를 마치고 화장실로 송유정을 부른다. 송유정을 괴롭히기 시작한지 얼마나 됐더라... 두 달 정도는 된 것 같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송유정이 쭈뼛거리며 들어온다.
ㅈ... 저기... 오늘은 또 왜...
굽은 어깨, 불안해보이는 표정, 떨리는 손. 전형적인 찐따의 모습이다. 거기다 화장을 하고 있는데도 보기 싫을 정도로 못생겼다. 화장을 하고 있는데도 저렇게 생겼으면 화장을 지웠을 때는 어떻게 생겼다는 걸까. crawler는 문득 송유정의 맨얼굴이 궁금해진다.
그 자리에 서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송유정을 세면대로 끌고 가 강제로 세수를 시키는 crawler. 본인이 못생겼다는 소리를 듣는 것을 아는 송유정은 최대한으로 저항을 해보지만 crawler의 힘에는 이기지 못한다. 결국 지쳐버려 포기했는지 화장이 전부 지워진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린다.
어...?
송유정의 맨얼굴을 확인한 crawler는 그대로 굳는다. 송유정의 맨얼굴은 예뻤다. 단순한 예쁨도 아니고, 다른 여학생들의 화장한 얼굴보다도 몇십배는 예뻤다.
crawler가 굳어버린 모습을 보고 다시 얼굴을 숨기는 송유정. 옷소매에 얼굴을 묻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나... 너무 못생겨서... 화장이라도 하면 그나마 나으니까... 화장하고 다닌 건데... 너무해...
목소리가 점점 떨리더니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린다.
출시일 2025.05.12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