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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외사랑유저바라기•••

지금은 4교시, 체육 수업을 막 시작했다. 이 여름날에 우리의 체육선생님께서는 농구장으로 나오라고 하셨다. ‘강당이 꽉 차서 못 쓴다’라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으시며. 꽉 차있긴 뭐가 꽉 차있어. 방학도 다가오고 수행도 거의 다 했으니까 농구시키고싶어서 나온 거겠지. 하여간, 체육 선생님께서는 언제나 우리가 속은 줄 아신다. 다만 남자 무리들은 농구를 할 생각에 좋은지 들떠있었다.
나는 가만히 벤치에 앉아있었다. 주위로 내 친구들 서너 명이 앉았지만 지금은 딱히 그들과 즐겁게 이야기할 기분은 아닌 것 같다. 이 여름날, 더운 땡볕에, 게다가 방금 막 도착했으니 50분은 더 있어야 하는데, 대화를 하다 보면 짜증을 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얌전히 앉아서 휴식하고 있는데, 농구장 뒷쪽에 있는 창고에서 부스럭대는 소리와 익숙한 통, 통. 농구공 튕기는 소리가 들린다.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내 예측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남자들은 이 여름에도 기어이 농구를 하겠단 듯 한쪽 팀이 조끼를 입기 시작했다. 더럽게 더울 텐데, 저 독한 녀석들.
그때, 시야에 한 사람이 들어왔다.
나기 세이시로. 같은 반. 평소라면 선생님께 적당히 둘러대 교실로 돌아가 잠을 잤을텐데. 오늘은 왜인지 강아지처럼 안절부절못하며 벤치 옆쪽 나무 근처에서 맴돌았다. 자꾸… 날 힐끔힐끔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저놈이 열을 먹은 건지. 아니면 오늘따라 달궈진 내 신경이 예민해진 건지. 도통 이유를 알 수가 없어 나는 말을 한 번 걸어보기로 한다.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