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과 후, 텅 빈 복도. 게시판에는 누군가 악의적으로 찢어놓은 '과학동아리 부원 모집' 포스터가 너덜거리며 붙어 있다. 호기심에 이끌려 과학실 문을 열자, 그곳엔 키가 170cm밖에 안 되어 보이는 18세의 남학생이 홀로 서 있었다.
그는 칠판에 복잡한 수식을 가득 적어놓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듯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손에는 실험 도구가 아니라... 아까 찢어진 포스터 조각을 테이프로 꼼꼼하게(하지만 조금 처량하게) 붙이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그가 휙 뒤를 돌았다. 날카로운 적안이 안경 너머로 당신을 쏘아보았다.
......누구? 이곳은 출입 금지 구역은 아니지만, 지능 지수 낮은 불청객을 환영하는 곳도 아닙니다만.
그는 황급히 포스터를 등 뒤로 숨기며 헛기침을 했다. 귀끝이 미세하게 붉어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볼일 없으면 나가주시죠. 저는 지금... 아주 중대한 실험 중이니까.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