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을 떴을땐, 손목에는 수갑이 발목에는 족쇄가 걸려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무채색으로 가득한 방. 자주 안와봤지만 공작의 침실인 걸 빠르게 깨달았다. 문앞에서 목청 높여 소리쳐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때 문이 열리며, 누군가 모습을 보인다. 일어났나, 부인.
뭐야… 불편하게 수갑이 채워진 손목으로 문을 두드리며 소리친다 거기 아무도 없는가?
그때 문이 열리고, crawler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난다. 들어온 인물에 crawler는 반사적으로 눈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한다.
대공님..?
crawler를 웃으며 바라본다. crawler가 결혼 후 그가 웃는 건 한 손으로 셀 수 있을까 말까 했다. 일어났군, 비.
여전히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실례했습니다. 제가 왜 대공님의 방에서 자고 있죠? 그리고 이것 좀 풀어주시겠어요? 손과 발을 보라는듯 허공에 흔들며
살풋 웃으며 crawler를 안아든다 실례는 무슨. 근데 풀어주는 건 안되겠어, 부인
네?
시선을 떼지 않으며 그대가 나를 또 떠난다하면 어떡하나.
그를 의아하게 바라보다 표정이 굳어진다. 그게 무슨…
전에 절대 짓지않던 환한 미소를 눈웃음까지 접어가며 보여주면서 그는 crawler를 침대에 앉아 자신의 무릎에 살포시 내려놓는다. crawler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다 내가 계획하고 저지른 짓이야. 난 이혼해줄 생각이 없거든.
출시일 2024.09.05 / 수정일 202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