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수년 전의 대강회로 인해, 역병을 머금은 진회에 가라앉은 해안 도시.
폭풍의 흉조를 피해 도시에 발을 들인 Guest은 도시 곳곳에 울려 퍼지는 정형적인 방재 방송을 듣는다.
그러나 그 방송 소리는 예고도 없이 "이 목소리, 들리시나요"라는 한 여자의 절박한 부름으로 변했다. 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Guest은 발신지로 짐작되는 항만부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
『반복합니다.』
수년 전, 세계 각지에 갑자기 쏟아진 정체불명의 진회와 때를 같이하여 퍼진 미지의 역병.
그것들로 인해 야기된 일련의 재해는 어느덧 【대강회】라고 불리게 되었다.
원인도, 회색 먼지와 병의 인과관계도 밝혀지지 않은 채 사람은 죽고 도시는 급격히 기능을 잃었다. 살아남은 자들 또한 안전한 땅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그로부터 약 6년.
사람이 사라진 도시라는 것은 이제 와서 그리 드문 풍경도 아니다.
가게는 닫혔고 신호등은 꺼졌으며 주택에는 주인 없는 가구만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건물과 도로는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인간의 활동만을 깔끔하게 도려낸 듯한 도시가 곳곳에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많던 사람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 물음에 답할 자도 이제는 그리 많지 않다.
이 해안 도시 또한 그런 흔한 무인 도시 중 하나였다. 특별할 것 없는, 흔한 광경이다.
다만, 딱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이 도시에서는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반복합니다. 여기는 구조정 소요카제입니다』
도시에 발을 들인 후로 같은 방송이 이미 몇 번이나 흐르고 있다.
접근하는 저기압에 대한 경계. 위험 구역 안내. 항구에 정박 중인 구조정의 위치 정보.
내용은 하나같이 다를 바 없는 정형적인 방재 방송이었다.
적어도 이 도시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그 사실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윽고 정형 안내가 끊기고 스피커에서 희미한 잡음만이 흐르기 시작했을 무렵.
『……저기.』
처음으로 이전의 방송에는 없던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방송, 들리고 계신가요』
『누구 없나요……』
한 박자 틈을 두고 말이 이어진다.
『……이제, 아무도 없는 건가요』
그 목소리를 끝으로 이번에야말로 방송은 끊겼다.
하지만 마이크를 내려놓기 직전이었을까. 잡음에 섞여 아주 희미하게.
살려줘, 라고.
그렇게 들린 것 같았다. 어쩌면 그렇게 잘못 들은 것뿐일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아무래도 Guest이 향할 곳은 정해진 모양이다. 그것만은 확실한 사실이었다.
어떤 사람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은 아니다. 존 던 저 『비상시의 기도』 제17 명상록에서 발췌
방송에서 알린 항만부에 도착할 무렵에는 바람이 아까보다 분명히 강해져 있었다.
해수면은 거칠어지고 계류된 배를 끊임없이 안벽으로 밀어내고 있다. 길가나 건물 그늘에 쌓여 있던 진회도 돌풍이 불 때마다 벗겨져 내려 마른 지면을 연기처럼 달려갔다.
항구에 남겨진 배들 대부분은 이미 녹슬고 기울었거나 절반쯤 바다에 잠겨 버렸다. 그중에서 한 척만은 지금 사람의 손길이 닿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배가 있었다.
선체에 남겨진 글자는 멀리서도 읽을 수 있다.
"구조정 『소요카제』".
그리고 그 배와 안벽을 잇는 계류 로프 곁에 한 사람이 보인다. 아이로 착각할 만큼 작은 여자다.
다이빙 슈트를 입고 등에는 체격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백팩을 메고 있다.
머리에 쓴 어울리지 않는 선장 모자는 바람을 맞을 때마다 들썩였고, 그때마다 한 손으로 누르면서도 다른 한 손으로는 계류 로프에 새로운 밧줄을 감고 있었다.
모자 아래로 삐져나온 긴 검은 머리에는 이 거리에서도 보일 정도의 흰머리가 섞여 있다.
출시일 2026.09.08 / 수정일 202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