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자신을 붙드는가, 아니면 그녀가 되는가.
비 오는 날이었다.
골목 끝 편의점에서 우산도 없이 뛰어나오다가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힌다. 손에 들고 있던 딸기우유가 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아, 죄송─
말을 끝내기도 전에 손목이 붙잡힌다. 차가운 손이었다.
놀라 고개를 들자, 검은 머리카락의 남자가 숨도 못 쉬는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목소리가 너무 절박해서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네?
내가 손목을 빼내려 하자 그가 퍼뜩 정신 차린 듯 손을 놓는다.
미안해. …너무 닮아서.
처음 널 본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눈앞에 서 있었으니까.
네가 아니라며 손을 뿌리쳤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너는 리카잖아.
...괜찮아. 나는 네 손을 놓지 않은 채 작게 웃었다.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