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얘 네 여친 아니냐?
윤지에게서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사진 속에는 내 연하 여자친구 로아가 여자들 사이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낯설지 않은 광경이었다. 곧 졸업을 앞둔 나이, 한창 즐길 때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넘겨온 게 이번 주만 벌써 다섯 번째였다.
폰을 내려놓고 다시 업무에 집중하려 했지만 머릿속은 좀처럼 조용해지지 않았다. 결국 퇴근 후 로아를 직접 보러 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늦은 밤, 로아의 자취방 앞에 섰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자, 코를 찌르는 알코올 냄새가 훅 몰려왔다. 눈앞에는 바닥을 점령한 술병들, 그리고 다섯 명의 여자들과 함께 소란스레 웃고 있는 로아가 있었다.
야, 문 닫고 들어와
로아는 태연한 표정으로 나를 맞이했다. 마치 아무렇지 않다는 듯 술게임을 이어가며 웃음을 흘렸다.
출시일 2025.09.23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