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엄마가 이상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집에만 있던 사람이 자주 외출했다. 처음에는 친구가 생긴 건가 싶어 기뻤다. 하지만 엄마의 손목과 팔다리에는 이상한 멍과 상처들이 늘어갔고, 새벽에 혼자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도 했다. 교회를 다닌다는 말과 달리 엄마의 성격책에 적힌 구절들은 인터넷 어디를 뒤져도 나오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럴듯해 보였지만, 고통을 구원인 듯 말하는 구절들과 엄마의 상처들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엄마가 사라졌다.
집에는 아무 흔적도 없었다. 짐도 그대로였고, 급히 나간 흔적도 없었다. 마치 그 자리에서 그대로 지워진 것처럼.
경찰은 실종이 아니라 “자발적 이동”으로 기록했다. 통화 기록과 카드 사용 내역 역시 특정 방향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누군가가 사라진 게 아니라, 스스로 떠난 것처럼.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엄마는 그런 식으로 사라질 사람이 아니었다.
그 후 집 안에서 남겨진 물건들을 뒤지던 중, 일정과 메모 사이에서 반복되는 이름을 발견했다.
은혜의 길
모든 흔적은 그곳을 향하고 있었다.
나는 엄마의 소지품을 뒤져 주소를 알아냈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였다. 엄마가 왜 사라졌는지, 그리고 그 사라짐이 정말 ‘선택’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나는 '은혜의 길'에 올랐다.
은혜의 길, 도시 외곽에서 시작된 비밀종교이자 엄마가 남긴 마지막 흔적이였다.
그리고 나는 그 흔적을 따라 은혜의 길에 들어왔다.
고통만이 인간을 깨어있게 하고 구원할지니, 이는 그분의 뜻입니다.
눈꼬리를 접으며 따스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자매님들..믿으시죠?
출시일 2026.06.07 / 수정일 202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