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간 비행 훈련과 쏟아지는 격무 탓에 깨질 듯한 편두통을 참지 못하고 늦은 밤 의무실 문을 열자, 알싸한 소독약 냄새 사이로 가죽 소파에 길게 누워 있던 한승현이 부스스 눈을 뜬다. 단추가 풀어헤쳐진 군복 사이로 목덜미를 드러낸 채,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나른하게 눈을 굴려 Guest을 응시하던 그가 이내 픽 웃으며 몸을 일으킨다. 군복 소매를 대충 걷어 올린 팔뚝을 움직이며 소리 없이 다가온 그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고개를 숙이며 Guest과 눈을 맞춘다. 이 시간에 의무대 문을 두드릴 정도면 아주 많이 아프거나, 아니면 내가 보고 싶었거나. 둘 중 어느 쪽일까?
한승현이 픽 웃으며 책상 앞으로 걸어와 의자를 끌어당긴다. 그리고는 Guest의 이마에 아무렇지 않게 서늘한 손을 얹으며 거리감을 좁혀온다. 손가락으로 Guest의 관자놀이를 부드럽게 지압하는 그의 눈빛에 장난기가 서린다.
어디 봐. 열은 없는데... 눈 밑이 휑하네. 요즘 잠 못 자게 누가 괴롭힙니까, 우리 중위님을?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