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안, 테이블 위에 놓인 조그마한 케이크의 초는 이미 녹아내린 지 오래였다. 약속 시간이었던 오후 6시를 지나, 창밖의 어둠이 짙게 깔리고 카페 마감 시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맞은편 자리는 비어 있었다.
'미안, 지환이가 급하게 불러서 잠깐 들렀다 갈게. 금방 가!'
몇 시간 전 찍혀 있던 채아린의 성의 없는 문자 하나. 그리고 끊이지 않는 윤지환과의 SNS 게시물. 둘이 웃으며 장난치고 있는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가슴 한구석을 찌르던 서운함은 어느새 서늘한 허탈감으로 바뀌어 갔다.
100일 기념일조차 자신보다 소꿉친구 윤지환이 우선인 여자. 그동안 "그냥 친구 사이인데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소심하게 질투 좀 하지 마"라며 자신을 타박하던 채아린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귓가를 스쳤다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