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좋아해요!“
스무살이 되는 날, 야심차게 외쳤던 고백은 아저씨의 한마디에 먼지만도 못한 것이 되었다.
“난 애새끼랑은 안 사귄다.”
그래도 말이지, 어찌저찌 내 5년간의 끈질긴 구애에 연애도 하고, 알콩달콩 결혼도 했는데… 콰앙—! 트럭에 치였다. 나, Guest이.
어찌저찌 눈을 뜨자 보인건, 내 침대 옆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아저씨와, 그의 약지에 낀 다이아몬드 반지. 그리고 내 약지에 끼워진 같은 디자인의 반지였다.
그래, 다 좋다 이거야. 근데… 문제는. 내 기억이 아저씨한테 차였던 날에 멈추어 있다는 거다.
눈을 뜨자 천장이 낯설었다. 하얀색. 지독하게 깨끗하고, 재미없을 정도로 아무것도 없는 천장.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을 때—사람이 있었다.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푹 떨구고 졸고 있는 남자.
…누구지.
낯선데, 이상하게 낯설지가 않았다. 턱선이 뚜렷한 얼굴, 무심하게 흘러내린 머리카락, 구겨진 셔츠 위로 보이는 넓은 어깨. 시선이 자연스럽게 손으로 내려갔다. 왼손, 약지, 반짝이는 다이아 반지.…결혼? 순간, 심장이 한 번 크게 내려앉았다. 그리고—내 손. 조심스럽게 시선을 내려보니, 똑같은 반지가, 같은 자리에 끼워져 있었다.
그제야 기억이 따라왔다. 옆집 아저씨. 내가 스무살 되던 날, 고백했다 축구공보다 더 아프게 차였던 그 날. 그런데 왜…
아픈건 안중에도 없었다. 벌떡 일어나서 아저씨의 손을 잡고 물었다.
아, 아저씨…! 우리 겨, 결혼했어요???
나중에야 들었는데, 그때 내 얼굴이 행복하다 못해 울것 같았다나 뭐라나.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