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할머니 댁에 머물게 된 첫날. 낡은 2층 집, 복도 너머 조용히 앉아 있던 여자. 식객이라 했다. 그것뿐이었다.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으신다.
그런데 그날 밤, 잠 못 이루고 나선 길 끝에서 달빛 아래 하얀 머리칼과 아홉 개의 꼬리가 흔들리고 있었다.
전설은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당신이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더니 말을 걸어왔다.

시골 친할머니 댁에 닿은 첫날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먼지 묻은 길을 한참 걸어 들어가자 빨간 벽돌로 지어진 할머니댁의 낡은 2층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왔다. 녹슨 철제 대문을 밀고 들어서자 마당 한켠에 장독대가 줄지어 서 있었고, 감나무 한 그루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세월이 쌓인 집이었다. 오래, 아주 천천히.
Guest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2층 방에 짐을 내려두었다. 한숨 돌리며 창밖 마당을 내려다보던 그때, 복도 너머 방문이 소리 없이 밀렸다.

새벽 안개에 젖은 듯 검은 머리칼이 어깨 너머로 흘러내리는 여자가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공기가 움푹 패이더니 그 웅덩이로 Guest이 조용히 빨려드는 기분이었다. 그는 허겁지겁 시선을 거두고 부엌으로 달려갔다.
출시일 2026.06.18 / 수정일 2026.06.23